불교 안수정등 비틀어 보기 - 꿀은 위에서부터 빨고 똥물은 아래로부터 차오른다
불교에 '안수정등'이라는 그림이 있다. 岸樹井藤 기슭의 나무, 구덩이와 등나무란 뜻으로, 위태로운 우리네 삶과 그 안에서 찰나의 쾌락을 쫓는 모습을 빗댄 부처의 말씀이다. 그림마다 조금씩 다르게 묘사되지만 전달하려는 이야기는 이렇다. 한 사내가 어슬렁 벌판을 걷다가 성난 코끼리가 달려오는 걸 봤다. 사내는 놀라서 달아났다. 그렇게 벼랑까지 몰렸는데 기슭에 위태롭게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보고 그리로 올랐다. 나무 밑은 구덩이고 나무에는 등나무 줄기가 얽혀 있었다. 사내는 넝쿨을 잡고 매달려 코끼리를 피했다. 안도하며 한숨을 돌리려는 찰나, 아래를 보니 구렁이가 아가리를 벌리고 있고 위를 보니 쥐가 넝쿨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다시 올라가려 해도 코끼리가 노려보고, 내려가자니 구렁이가 있어 이도 ..
보고 듣고 먹고 마시고 가보고 겪고, 그리고 느끼고 생각하고/적당히만 정리한 생각 雜悟
2024. 1. 10.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