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임금님과 병든 집단
최근 어떤 책의 편집을 맡았다. 대부분 개인적으로 잘 아는 교수와 박사 열 세명의 글을 엮은 책이다. '대중'이라는 쉬운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병의 발병률이 특히 높은 집단에서 야심 차게 '대중서'로 기획했다. 기획 의도대로 쉽게 읽히는 글이 있는가 하면 누구의 글은 내가 배움이 짧아서인지 도무지 읽을 수가 없다. 내용은 둘째치고 무슨 말을 그렇게 새끼줄마냥 꼬아서 빙빙 두르는지. 좀 알아듣게 쓰라고 칼질을 많이 해서 보냈더니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답장을 보내려다 말았다. 대신 그 답장 내용을 다른 친구한테 보내 황당함을 토로했다. 벌거벗은 임금님 동화를 보면, 임금님이 벌거벗었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다. 오히려 금실 은실로 수놓은 옷이 아름답다고 칭송할 ..
보고 듣고 먹고 마시고 가보고 겪고, 그리고 느끼고 생각하고/적당히만 정리한 생각 雜悟
2024. 1. 23. 1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