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홍콩 #007 - 침사추이 청킹맨션 옆 미라도맨션, 남들 다 가는 제니쿠키 (Jenny Bakery)
나단로를 따라 침사추이를 걷다 보면 옛날 홍콩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눈에도 귀에도 익숙한 건물이 있다. 바로 영화 중경삼림의 배경이 되는 청킹맨션이다. 고급 아파트였던 과거와는 달리 8-90년대 쇠락기에는 마약, 매춘 등 범죄의 소굴이자 불법체류자의 아지트였다가 요새는 1-2층에는 상점, 환전소, 잡화상과 음식점, 그 위로는 초저가 게스트하우스가 주를 이룬다.
요새는 영 못 들어갈 곳은 아니지만 홍콩 친구들 중 누구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유는 무서워서, 꼭 가야 할 일은 없어서 등. 아마도 우리나라 대림동 가리봉동 같은 인식인가? 농담이겠지만 들어가면 내일 케밥이 될지도 모른다고 한 친구도 있었다. 나중에 쓸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친구는 나랑 같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청킹맨션을 방문했다.
오늘 소개할 것은 먹어봤다는 홍콩 로컬 친구는 없지만 이상하게 한국인들 사이에선 유명하고 홍콩에 다녀오면 꼭 사 와야 하는 것으로 자리매김한 제니쿠키 Jenny's Bakery다. 제니쿠키 본점은 청킹맨션 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서운 미라도맨션 1층에 있다.
제니쿠키 주소. 미라도 맨션 지층 (G/F)에 있다. 미라도 맨션도 침사추이 나단로드에 위치. MTR을 타고 왔다면 침사추이 역 D1 출구로 나오는 것이 편하다.
號舖, Mirador Mansion, Shop 24 Ground Floor & Shop 42 1st Floor Mirador Mansion
62 Nathan Road G24號地舖及樓上42, 62號 Nathan Rd, Tsim Sha Tsui, Hong Kong
주의할 점은 구글에 제니쿠키를 치면 1층이라고도 나온다는 것이다. G/F라고 적힌 것이 아니라 Ground Floor라고 적혀서 뒤에 있는 숫자 1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홍콩은 영국식이라 우리가 생각하는 1층은 G/F로 불리고 2층이 1층이다. 따라서 미라도 맨션 1층에 있다는 말은 입구로 들어가서 계단을 한 층 올라야 한다는 소리가 된다. 벌써부터 무섭다. 올라가면 톨비를 받을 것 같은 형님들이 복도 구석구석을 지키고 있다. 단순한 편견에 의한 것이 아니다. 홍콩에 처음 갔던 여름 청킹맨션이 뭔지도 모르고 길을 걷는데 으슥한 곳에서 이런 행색의 형님 여러 명이 달라붙어서 "부라더 칩 칩 Brother, cheap, cheap" 하고 에워쌌다. 뭐가 싸다는 건지는 끝내 듣지 못했던 기억이다.
**** 다행인 점은 제니쿠키는 G/F에서 판다는 것이다. 무섭게 이런 곳을 모험할 필요가 애초에 없었다. ****
맛은 그냥 그렇다. 뻔한 버터 과자 맛이다. 라고 느꼈는데 나의 사랑하는 그녀는 "맛있어. 맛있다고. 다시 먹고 싶을 만큼 맛있다고. 수정하라고." 라고 한다. 알아서 판단.
상자는 다른 용도로 쓰기 좋다. 튼튼하게 보이지만 내구가 꽤 약하다. 뚜껑은 금방 휘어서 버렸다. 처제에게 언니 과부되는 꼴 보기 싫으면 앞으로 제니쿠키는 올리브영에서 사서 먹으라고 했다. 참고로 제니쿠키는 옥토퍼스도 받지 않고 오직 현금만 받는다.
현지 가격은 11번 Mix 4가 320g 75불인데 올리브영에서는 약 두 배 가격인 24000원이다.
골목길홍콩 #009 - 홍콩 맥도날드 앵거스버거 (4) | 2023.02.23 |
---|---|
골목길홍콩 #008 - 홍콩도 다 사람 사는 곳, 주윤발의 고향 람마섬(Lamma Island)에서 트레킹 중 발견한 낙서 (0) | 2023.02.08 |
골목길홍콩 #006 - 좌측통행? 우측통행? 홍콩의 보행 방향을 알아보아요! (4) | 2023.01.17 |
골목길홍콩 #005 - 큰일났다 영어가 안통한다! 로컬 식당 도전기 깜와(金華冰廳 Kam Wah Cafe&Restaurant) (5) | 2023.01.01 |
골목길홍콩 #004 - 영어가 없는 홍콩, 골목길 홍콩 발간사 (0) | 2022.12.18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