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세비야의 이발사 - 춘천문화예술회관 발레

본문

갑자기 나의 사랑하는 그녀가 발레를 보자고 했다. 사실 발레 공연을 본 적이 없었기에 알겠다고 한 것은 8할이 호기심이었다. 시간도 저녁 7시 30분이라 퇴근 후 저녁을 먹고 갈 수도 있고, 표도 비싸지 않았다. 한마디로 '별 기대 없이' 갔다. 좌석이 1200여 석인데, 지난주에 예매할 당시만 해도 텅 비어있어서 이러다 우리 둘이 보는 거 아니야? 생각하기도 했다.

큰 오산이었다. 7시 경 들어온 회관 로비에는 잘 차려입은 사람들로 복작였다. 시문학이나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인가 싶은 상당한 포스의 범상치 않은 독특한 패션의 사람들도 더러 있고.. 그 큰 객석이 가득 찼다.

세비야의 이발사는 백영태발레류보브 예술감독 백영태의 스승인 보리스 에이프만이 1989년 초연한 것인데, 이번 공연은 빠른 전개를 통해 몰입과 희극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의상, 안무, 음악 등 모든 요소를 재구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극은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총 7장으로 구성되며 여주 로지나를 두고 알마비바 백작과 바르톨로가 꾀를 내며 다투는 로맨스(코미디)다. 그래서인지 대사가 전혀 없는 발레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중간중간 끼어든 익살에 큰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특히 이발사인 피가로 역을 한 윤오성과 바르톨로 역을 한 김주범의 연기가 눈에 들어왔다. 알마비바 백작의 김희현의 춤도 힘찼고 음악선생인 바질리오 김동철도 익살을 잘 표현했다. 우리가 본 공연에서 로지나는 오연이 한 것 같은데, 다른 솔리스트는 누구였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여자 화장이 더 짙어서 프로필 사진으로 구분이 잘 안 되는 듯. 오연의 우아하면서 새침 떼는 연기도 일품이었다. 전체적으로 배역 하나하나의 연기가 세세하게 잘 짜여 있었고 배우들의 호흡도 잘 맞는 것 같았다. 

주연, 조연 배우의 실수도 두어 번 있었고, 사실 발레로서 얼마나 예술성 있는 공연인지 난 잘 모른다만, 몹시 즐겁게 관람했고 아주 만족한다. 또 평일 저녁에 발레 공연으로 이 정도 관중을 동원할 수 있는 춘천의 문화적 저력을 새삼 느꼈다. 나의 사랑하는 그녀와 춘천문화재단 홈페이지를 자주 보기로 했다.

춘천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가 가능하며, 회원인 경우 10% 할인이 된다. 가격 30,000원.

 

춘천문화재단

춘천문화재단, 공연·전시, 문화예술 육성지원, 시민문화제안, 문화아카이브 구축 등 사업 안내

www.cccf.or.kr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