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칼국수에 진심인 곳이었다. 길 가다 어느 쪽을 봐도 칼국수집이 있다. 이토록 진심이라니 어쩌겠는가. 나도 진심으로 상대하는 것이 도리일 터. 결심했다. 저녁도 칼국수를 먹어주마. 그러다 찾은 오씨칼국수.
주소는 대전 동구 중앙로204번길 75
대전 오씨칼국수가 여러 군데인데 서로 관련이 있는 식당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간 곳은 중앙시장 옆. 아빠 모교 구경을 하고 대전에서 힙한 젊은 여성들이 다 모여있는 크리켓사운드라는 카페에서 커피한잔 한 뒤 근처 성심당에서 빵이나 사가려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줄 설 엄두도 나지 않아 패쓰했다. 뭐 나도 빵떡이가 아니고 나의 사랑하는 그녀도 빵순이가 아니라 별로 아쉽진 않다.
구불구불 시장통을 지나 허름한 건물에 걸린 외길 장인의 기운이 느껴지는 간판으로 들어가면 별다른 내부장식도 없이 투박한 칼국수 가게. 간단하게 칼국수나 각자 먹고 가려고 했으나 차림표를 보고 그 자리에서 통오징어 하나와 칼국수 하나로 바꿨다. 소주 한 병은 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통오징어에 참기름에 무친 부추가 있어 소주 한 병을 더 시킬 뻔했다.
똑같이 조개로 끓인 칼국수지만 바지락 하고는 맛의 깊이가 다르다. 조갯살을 씹으면 깊은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양이 무척 많아서 배가 몹시 불렀지만 국물이 시원해서 다 먹어버렸다.
국물까지 싹 비웠다. 나의 사랑하는 그녀도 오씨인데 나는(우린) 이제 집에서 이런 칼국수를 먹을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
■ 대선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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