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하는 그녀가 춘천에 하루 들렀다. 호반의 고장 춘천은 막국수와 닭갈비가 유명하지만 내가 굳이 우겨 흔하다면 흔한 숯불 삼겹살을 먹자고 했다. 여기는 그냥 삼겹살집이 아니라 멀리서 찾아와도 아깝지 않을 만큼 맛있는 삼겹살집이기 때문이다. 바로 한림대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효자동 맛집 소림숯불생고기!
주소는 강원 춘천시 성심로 49
새빨간 바탕에 굵고 하얀 글씨로 된 간판은 놓치기 쉽지 않다. 멀리서부터 빨간 소림숯불생고기 간판을 보면 고기를 지질 생각에 뺨이 한껏 상기된다.
여기는 무조건 삼겹살이다. 돼지갈비는 먹어봤는데 그냥 무난한 정도고 소고기는 지갑이 슬렌더라 안 먹어봤다. 그래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여긴 삼겹살이다.
삼겹살에 열무소면이나 된장소면을 곁들이면 좋다. 오늘은 사람이 셋이라 열무와 된장 모두 시켰다.
둥근 식탁 가운데에는 움푹 패인 화덕이 있다.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면 숯불을 먼저 가져다준다. 겨울이니 손을 쬐면서 기다리기 좋다. 투박한 화덕에 숯불이 그대로 들어간다. 고기를 뒤집을 때마다 찌그러진 불판이 덜그덕거린다. 기다리다 보면 쌈과 밑반찬이 나온다. 오이지와 총각김치는 직접 담근다고 한다. 총각김치는 조금 쓴맛이 나고 오이지는 침이 고이게 새콤하다. 총각김치 사진은 깜빡했다.
여긴 독특하게 삼겹살을 시키면 대접에 육수와 겨자를 가져다준다. 거기에 삼겹살을 이삼 분 재우고 굽는다. 진짜 맛있다. 간장과 겨자 맛이 살짝 밴 육즙. 진짜 맛있다. 숯불은 화력이 좋아서 고기가 금방 익는다. 마늘은 잠깐 딴짓하면 타버리니 주의.
열무소면은 국물이 시큼해서 입가심으로 좋다. 멸치국물로 낸 된장소면은 면과 뚝배기를 따로 준다. 메밀소바를 먹듯 적당히 담그고 건져서 먹으면 된다.
여기는 이사를 자주 하나보다. 지나가다가 아직 간판도 떼지 않은 이전 위치를 발견했다.
■ 소림숯불생고기
춘천까지 왔는데 닭갈비나 막국수는 구경도 못하고 떠났지만 나의 사랑하는 그녀는 만족스런 일정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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