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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준비하다 떠오른 김춘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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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10년 전인 2013년 3월, 포항 대곡리에 먼저 핀 꽃을 나의 사랑하는 그녀에게 편지로 부쳤다. 오늘 나의 사랑하는 그녀는 포항에 나들이갔다.

결혼식을 준비하는데 꽃값이 비싸다. 봄에는 봄이라 비싸고 여름에는 여름이라 비싸고 겨울에는 겨울이라 비싼 게 꽃이다. 추우면 추워서 비싸고 더우면 더워서 비싸고 바람 불면 바람 불어서 비싸다.

조화를 쓸까 고민하다가 문득 김춘수의 꽃이 떠올랐다. 나도 몸짓에 이름을 불러 내게 꽃으로 오도록 하고 싶다. 이름 백 명 부르면 꽃이 백 송이. 김춘수는 돈을 쉽게 버는 내용의 시를 썼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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