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의 도시 춘천! 호반의 고장 춘천! 이라고 하는데 호반이 무슨 뜻인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아마 한자 사용이 줄어들면서 자주 쓰지 않는 어휘의 의미마저 잊혀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호반의 고장 춘천이란 좋을 호(好)에 밥 반(飯) 자를 써서 맛집이 많은 고장 춘천이라는 뜻이다.
(사실은 호수 호湖에 곁 반畔을 쓰는, 호수를 낀 도시라는 뜻이다)
춘천 하면 닭갈비와 막국수가 유명하다. 과장님이 갑자기 점심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셔서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막국수 이야기가 나왔다. 춘천으로 온 지 꽤 됐지만 생각해보니 아직 막국수를 안 먹었던 것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길에 후다닥 정해진 막국수. 남부막국수라는 곳이 맛있다고 한다. 동료 선생님이 운전해 주셔서 간 곳이라 위치는 몰랐지만, 검색해 보니 이렇다.
주소는 춘천시 춘천로81번길 16.
차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거대한 한옥형 막국수 집이 있기에 저거에요? 하고 물었는데, 아니~ 저건 다른거에요. 주의하자. 그건 '별당막국수'다. 춘천경찰서와 춘천KBS 근처에 있는 '원조남부막국수'와도 다른 곳이다. (체인인가?) 막국수의 도시라 그런지 여기저기가 다 막국수 집이라서 헷갈리는데, 오늘 간 집은 네이버지도와 구글에 '남부막국수 본관'이라고 나온다.
차림표를 보면 그렇게 다양한 것을 팔지는 않는다. 기본에 충실하고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김치가 아삭하니 맛있었다. 뼛속까지 김치맨인 나는 김치가 맛없는 집은 피하는 편이다. 장도 맛이 깊어 상추만 찍어 먹기에도 좋았다.
막국수(대)와 편육(중)을 시켰는데 사장님이 감자전도 한 장 주셨다.
편육이라고 되어있는데 보쌈고기를 여기는 편육이라고 부르는 건지 궁금하다. 여튼 맛은 무난. 무말랭이가 맛있는데 살짝 달면서 쓴 맛이 없다. 식감도 오독오독 잘 말렸나 보다. 고기와 전을 한 점씩 먹는데 드디어 주인공 막국수가 나왔다. 막국수에는 육수를 살짝 붓고 식초와 겨자로 기호에 맛게 간을 한다.
소심하게 육수를 너무 조금 부어서 비비는데 고생했다. 다음에는 좀 더 대국적으로 들이부어야겠다.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좋다. 면도 거칠게 툭툭 끊기는 게 씹는 맛이 좋다. 고소한 참기름 향이 잘 어우러지는데 겨자와 식초를 살짝 넣었다. 다만 국수에 김치가 조금 적어서 열무국수에 환장하는 나로서는 조금 아쉬웠다. 점심부터 초록병을 기울이시는 분들을 뒤로하고 후루룩 먹고 나왔다.
■ 남부막국수
부산 집 앞 가야밀면처럼 여기도 특별한 맛집은 아니다. 그러나 늘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의 고향이 될 것 같다. 밀면하고 막국수가 어머나 이건 꼭 먹어야 해! 하는 맛집음식은 아니지 않은가? 일상적으로 편안하게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 이 게시글은 업체로부터 제품 또는 서비스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한 글이 아닙니다. 다만 업체와 전혀 무관한 인품 좋으신 과장님께 얻어먹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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