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연구자가 '자기에게 진실하다'라는 것 01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은, 혹은 빈곤이라느니 쇠퇴라느니 하는 말은 국물로 따지면 이제 우리고 우려서 사골이 형체도 남지 않았을 그런 상투적인 말이다. 그만큼 내로라하는 석학, 대중강연자 펜대나 마이크 좀 쥐어봤다는 사람들치고 여기에 대해 한마디 근엄한 통찰을 던져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겠다. 조금 헝클어진 머리에 넥타이를 매고서 '물 위를 걷기 위해선 빠지기 전에 재빠르게 다음 발을 내딛으면 된다'같은 리빙포인트 해법을 대단한 통찰이랍시고 던지면 그동안 흘린 먹물의 양에 비례하는 강연료가 통장에 꽂힌다. 명강연이라며 쏟아지는 박수갈채는 덤으로 말이다. 인문학이 위기에 빠져버려 훌륭한 학자들이 팔 걷고 나서 목에 핏대를 세운 지 오랜데 인문학이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병든 인문학에 달라붙..
보고 듣고 먹고 마시고 가보고 겪고, 그리고 느끼고 생각하고/이렇게 생각한다 私見
2022. 12. 6. 1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