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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먹: 내 돈으로 내가 먹은 - 춘천 실비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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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웠다. 동남아에서 돌아왔는데도 춘천이 덥게 느껴질 정도로 더운 날이었다. 까닭에 어찌 춘천역에 내려서 시원한 막국수 한 그릇이 생각나지 않을쏘냐!

회전이 꽤 빠른 집이지만 그래도 2-30분 기다리기 일쑤인 곳에서 운 좋게 바로 들어갔다. 바깥 골목 뙤약볕에 쪼그려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안쓰러웠다. 사람이 많으면 현관 화이트보드에 휴대전화 뒷자리와 이름을 직접 적고 불러줄 때까지 주변을 서성이면 된다. 보통 한적한 건너편 음식점(ㅠㅠ)의 주차장 그늘에 서있는다.

1967년에 개업했고 '막국수'로 개업한 첫번째 가게라고 한다.

주소는 춘천 소양고개길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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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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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은 휴무고 저녁 6시 반에 마지막 주문을 받는다. 내부 벽면에 십자고상이 걸려있는 게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맛있는 식당을 두고 가격부터 말하기는 뭐 하지만, 요즘은 물가가 모두의 큰 관심인 시절이 아닌가? 여기는 가격표만 봐도 딱히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잠시 뒤 나온 막국수의 양을 보면 외려 싸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닌 게 아니라 '실비막국수'라는 이름 자체가 저렴한 가격 실비로 즐길 수 있는 막국수라는 뜻이라고 한다. 

안에 들어와서도 기다리는 시간이 좀 된다. 두리번두리번 보는데 사장님이 열심히 면을 반죽하고 뽑고 계신다.

백김치가 잘 익었다. 기다리는 동안 물 대신 미리 나온 육수를 두어 잔 먼저 걸쳤다.

드디어 나왔다. 시장하던 차에 곱빼기를 시키려고 했는데 동행한 친구가 말렸다.

형.. 여기 진짜 많아

그건 사실이었다. 한 먹보 하는 내가 인정한다. 

춘천에 와서 여러 막국수집을 여러 번씩 갔다. 집마다 맛이 다 다르고 면도 다르다. 이곳의 특징이라면 우선 면이 다른 데보다 거칠다. 메밀의 비율이 높은 건지 입안을 긁어주는 까칠한 면이 투둑 끊긴다. 나의 사랑하는 그녀는 부안은 쟁반 실비는 그냥 막국수가 자기 입맛이라고 한다. 나도 이곳의 거친 면이 마음에 든다. 작년에 (양양)속초에서 먹었던 100퍼센트 메밀로 만든 토면하고 비슷했다. 살얼음으로 된 육수를 부어서 먹으면 시원하고 좋다. 양념이 살짝 매운 편이다. 다 먹고 빈 그릇에 육수를 한 번 더 부어서 휘젓고 마시면 깔끔하다.

수육은 비계가 많이 붙고 푹 삶아서 입에 쫀득하게 달라붙는다. 개인적으로 비계가 많은 삼겹살 수육을 좋아해서 내 입맛에 맞았다. 함께 나온 깻잎과 무는 그냥 무난.. 보쌈이 아니기에 보쌈김치와 쌈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 만큼 가격도 다른 곳의 절반 가량이다. 셋이서 5만 원 이내에 배터지게 먹을 수 있는 것도 실비의 장점.

녹두전은 맛이 특별하진 않다. 그런데 겉바속부로 완벽하게 지져 나왔다.

동동주 반 되는 걸죽하다.

■ 실비막국수

  • 접근성: 춘천역에서 걸어서 10여 분, 날이 너무 뜨겁지만 않으면 한림대 근처에서는 쉬 걸어서 갈 거리다.
  • 가격: 명불허전이라고 실비막국수라 불릴 자격이 있다.
  • 재방문의사: 3/3 집에서 멀지도 않고 소양강 산책로에서도 가까워 자주 갈 것 같다.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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